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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이야기 55] 왕의 일상업무를 보았던 '창경궁 명정전'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3-17 00:10:34
  • 수정 2024-04-15 17: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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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명정전은 창경궁의 정전(正殿)으로, 외국 사신을 맞이하거나 국가의 큰 행사를 치루던 장소이다. 전각의 명칭인 '명정(明政)'은 '정사를 밝히다'라는 뜻으로.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이 지었다. 1616년(광해군 8)에 지어진 전각으로, 현존하는 조선시대 궁궐의 정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이고, 조선 5대 궁궐의 정전 중에서 유일하게 남향이 아닌 동향으로 지어졌다.


1483년(성종 14) 세조의 비 정희왕후 윤씨, 예종의 계비 안순왕후 한씨, 덕종의 비이자 성종의 어머니 소혜왕후 한씨를 모시고자 수강궁을 확장해 창경궁을 건립했다. 명정전은 이때 함께 지어진 건물로, 제12대 임금 인종이 이곳에서 즉위식을 했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창경궁 전체가 모두 화재로 소실됐고, 1616년(광해군 8)에 창경궁이 중건되었다. 1624년(인조 2) 이괄의 난, 1830년(순조 30) 창경궁 대화재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창경궁의 많은 전각들이 소실됐으나, 명정전은 큰 피해 없이 중건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건축물로, 일정한 길이로 가공한 장대석을 쌓아 2단의 월대와 기단을 만들었다. 월대 정면에 3개의 계단을 설치하고 좌우측에 각각 1개의 계단을 놓았는데, 임금이 다니는 정면의 계단에는 답도(踏道)와 소맷돌을 두어 다른 계단과 차별을 두었다.


원형의 주춧돌 위에 원형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다포식 공포를 올렸다.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용마루와 박공마루, 추녀마루에는 회반죽을 발라 양성바름을 했고, 망새와 용두, 잡상 등을 설치해 지붕 위를 장식했다. 내부는 통간(通間)으로 뚫려있고, 임금이 앉는 어좌 뒤편에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병풍이 세워져 있고, 천장 가운데에는 봉황 두 마리가 걸려있다.


현존하는 궁궐의 정전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고, 당시 건축 양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1985년 1월 8일 국보로 지정됐다./사진-박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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