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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이야기 61] 창덕궁 '금천교'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4-04-28 10:53:57
  • 수정 2024-04-28 11: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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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조화 이룬 한국적인 궁궐 ‘창덕궁(2)’


[이승준 기자] 궁궐에는 반드시 금천이라는 냇물이 흐르도록 되어 있다. 경복궁에는 흥례문과 근정문 사이를 가로지르는 인공적인 물길을 만들었지만, 창덕궁의 금천은 북악산 줄기의 매봉에서 돈화문 쪽으로 흘러내리는 자연계류이고, 장대석으로 호안석축을 둘러 궁궐답게 말끔히 정돈했다. 



하지만 현재는 물길이 바뀌고 지하수가 고갈되어 비가 올 때만 금천 역할을 할 뿐 대개의 경우 맨바닥을 드러내는 마른내가 되고 말았다. 



금천을 가로지른 다리를 금천교라고 한다. 창덕궁 금천교는 한양 신도읍 건설을 도맡았던 전설적인 토목.건설 기술자 박자청이 설계.시공했다.  


금천교는 상판을 약간 둥그스름하게 다듬은 쌍무지게 다리다. 난간에는 연꽃 봉오리가, 양쪽 기둥엔 네 마리의 동물이 조각되어 있다. 이는 어떤 동물도 마주치기만 하면 도망치고 만다는 전설 속 백수(百獸)의 왕인 산예(狻猊)다. 상상의 동물인 산예는 대개 사자모양으로 표기된다. 그래서 고려청자 ‘산예출향(出香)을 흔히 ’청자 사자모양 뚜껑 향로‘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창덕궁 금천교의 산예 조각에는 유머가 넘친다. 경복궁 금천의 천록 조각처럼 위엄 있는 모습이 아니라 개구쟁이같이 재미있는 표정을 하고 있어 민예조각을 보는 듯 친숙하다. 


또 금천교를 받치고 있는 쌍무지개 아치를 보면 북쪽에는 돌거북 조각이, 남쪽에는 앞발을 곧추세우고 정면을 응시하는 석수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다. 




금천교는 2012년 보물 제1762호로 지정됐다. 


궁궐의 정문에서 정전에 이르는 길목에 놓이는 금천교는 모든 궁궐에서 공통적으로 찾아 볼 수 있다. 경복궁의 영제교, 창경궁의 옥천교, 덕수궁 금천교가 그 예이다./사진-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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