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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년을 복지국가 건설의 실질적 원년으로!
  • 이상구/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장
  • 등록 2020-01-13 1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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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각 타종식을 보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인파들은 아쉬움 속에서 지난 한해를 종소리에 실어 보냅니다. 마지막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놀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해는 언제나처럼 조용히 시작되었습니다. 해마다 일출 보러 밤을 세워가며 차를 몰고, 컴컴한 새벽에 산을 오르는 분들의 마음에는 다가오는 한해가 좀 더 희망적이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 4년간 숙제를 안 한 국회, 그리고 촛불 시민의 위대한 승리


돌이켜 보면 지난 2019년도 만만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4년간 식물국회로 불리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세비만 축내던 국회는 새해를 며칠 앞둔 12월 말에서야 마치 밀린 숙제를 한꺼번에 하듯이, 시험 하루 앞두고 벼락 공부를 하듯이 미루고 있던 중요한 법률 몇 가지를 급하게 통과시켰습니다. 


조국 장관과 가족들에 대한 유례없는 압수수색과 초라한 기소를 통해 스스로 개혁의 대상임을 증명하는 검찰의 행태에 또 다시 국민들이 길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광화문 촛불혁명을 만들어낸 위대한 국민들은 또 다시 사법개혁을 위해 거리로 나서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습니다. 물론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까지 통과돼야 완벽한 구조가 되겠지만, 지금에 와서 범경 수사권 조정을 방해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은 더 이상은 없을 것입니다. 


온 국민이 짜증을 낼 정도로 공방전을 계속하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영한 공직선거법 개정은 패스트트랙의 시간을 꽉 채우도록 숙성을 시키고도 필리버스터라는 과정을 겪은 후에야 겨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국민들의 여망이 법과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어렵게 한 걸음씩 나아가 드디어 작은 목표 한 가지를 이룬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촛불 시민의 위대한 전리품이 획득된 것입니다. 


이들 법률은 당장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거들이 될 것입니다. 올해 7월 경 공수처가 출범하면, 그 동안 검찰이 가로막고 숨겨주고 있던 적폐들이 이제 밝은 햇볕 아래로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김학의 법무부 차관 사건과 같이 그 동안 수사가 축소되고 지연되었던 원인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게 되고,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으로 불리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도 조사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두 차례의 특별조사위원회 운영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도 못 나아가고 있는 세월호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도 그 동안 축소·왜곡하는 역할을 했던 수사 책임자들에 대한 재수사를 통해 억울한 원인들이 규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광화문 촛불혁명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모의되었던 군사 쿠테타는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아직까지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이유도 밝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의 곳곳에서 규명되지 않은 채 파묻혀 녹이 슬어가던 사건들이 다시 밝혀지고, 감추고 숨겨주었던 수사 책임자들이 기소.처벌되면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이제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더 큰 변화는 공직선거법 개정의 결과에서 나올 것입니다. 비록 비례대표 의석의 수가 47석으로 묶였고, 연동형 비례대표의 수도 30석의 캡이 씌어졌지만, 국민의 민의가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로의 개편이라는 첫 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당장 4.15 선거 결과, 다수의 소수 정당들이 원내에 진입하게 될 것입니다. 비록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제로 인해 의석의 손해를 보게 되겠지만, 어렵게 수용한 선거법 개정은 결국 문재인 정권의 성공과 민주당 정권재창출의 1등 공신으로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정의당 국회의원의 수를 늘리고, 녹색당 등을 비롯한 다양한 민주진보 정당들이 원내로 진출하도록 길을 열어주면서 합의제 민주주의를 향한 단초를 마련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 제정 과정에서 작동한 4+1 협의 체제가 바로 그 원형이 될 것입니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복지국가와 관련된 법률들은 더 이상 거대 보수정당의 발목잡기에 묶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정책 사안별로 협조하고 합의하는 4+1 협의체의 확대 재생산이 반복되면서 우선 소연정이 일상적인 행태로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소수 정당 추천 인사들이 입각하여 다양한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의 다양한 형태로 합의제 민주주의가 구현되면서 각종 민생 법안들의 입법도 속도를 내게 될 것입니다. 이런 변화들이 모두 모여 복지국가를 여는 단초가 되고, 대한민국이 국민행복의 역동적 복지국가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 우리에겐 여전히 복지국가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역사의 새로운 장(章)이 열리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국민들의 삶은 어렵습니다. 현실의 삶이 어려울 뿐 아니라 앞으로의 희망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솔직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이미 제시돼 있는데, 여전히 다수의 국민들은 모르고 있거나 심지어는 반대하는 국민들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비전과 전망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합니다. 


2천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여전히 국민의 소비를 가로막고 내수 경제를 억누르고 있습니다. 초강도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 잠시 숨을 죽이며 눈치를 보고 있지만,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집값 상승을 막는 것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절망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요구됩니다. 


부친 사후에도 가족 간의 물리적인 싸움이 그치지 않는 대한항공 가족의 사례에서 보듯이,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이 없이는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삼성이 진정한 국민 기업으로 자리 잡도록 하려는 재판장의 요구는 권력의 압력에도 뇌물을 주지 않을 방법을 찾아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지배구조 개혁 방안을 가져오라고 주문하는 것이 돼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잠시 주춤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는 정책 입안자의 협소한 시각과 더불어 단순히 노동부의 정책으로만 한정하고 있는 고위 공무원들의 인식의 한계를 벗어나야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단순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는 방안으로 이해돼서는 자회사가 직접 고용하는 수준 이상으로 진행될 수 도 없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저출산 정책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제사회적 역할을 다 할 수도 없습니다. OECD 기준의 평균에만 다가가도 우리나라는 241만 개의 추가적인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데, 이것을 공무원 철밥통 늘리기로 이해하는 한 우리 사회의 잠재적 고용 창출 능력은 계속 사장(死藏)되고 말 것입니다.  


이런 정책들은 모두 '복지국가 정책'을 제대로 이해해야 효과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데, 각각의 정책들은 중층적으로 엮여 있습니다. 교육 정책이 노동 정책이고, 노동 정책이 산업 정책이며, 복지 정책이 경제 정책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개별 정책을 넘어 서로 간에 상호 보완성을 가지는 것을 모르고, 이들 정책들을 단순히 노동 정책이나 임금 정책만으로 단편적으로 이해해서는 정상적으로 시행할 수도 없고, 효과를 제대로 내기도 어렵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는데,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니, 이들 신기술과 신산업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 해소 정책이라는 한계를 넘어야 합니다. 좀 더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을 보장하고, 각종 복지 제도를 통해 사회임금이 보장돼야 신기술의 출현이 노동자들에게 거부되지 않고, 신산업으로의 전환도 환영받게 됩니다. 필요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를 위한 선제적 조건이 적극적·보편적 복지국가 정책입니다. 


복지 정책을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시혜적 정책으로 이해하는 한계를 벗어나야 국민소득 3만 불을 넘어서 선진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복지국가로 성큼 나아가는 2020년을 만듭시다!


정권 교체 후 문재인 대통령이 새롭게 문을 연 동북아평화 체계 구축은 아직 답보 상태입니다. 이란의 슐레이만 장군 공습 폭사로 인해 다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미 해군 파병을 약속한 우리나라는 미국과 이란의 싸움에 말려들 위험이 높아졌고, 중동의 위기는 유가 상승과 위축된 세계 경제의 추가적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온 세계가 숨 죽이며 경과를 살피고 있습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일정 정도 개선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 여부에 따라 그 성과를 활용하는 정도가 좌우될 것입니다. 단순히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남북 간의 경협을 통해 새로운 북방경제를 위한 단초를 열면서 새로운 경제성장의 계기가 될 것인지, 갈림길에 서게 될 것입니다. 새롭게 열리게 되는 남북한 평화공존의 시대에 북방경제를 통한 활로도 경제 민주화와 혁신적 경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었을 때 의미 있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집권 4년차를 맞았습니다. 이제 사업의 성과를 내고 그것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차기에도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권이 재창출될 수 있도록 포석을 깔아나가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아야 하고, 과감하게 본질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4월 총선 이후 구성될 제21대 국회에서는 각종 복지국가 개혁 법안들이 국회에서 지체되는 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언제나처럼 2020년도 새해의 새날이 밝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시 새롭게, 온전한 12달과 365일이라는 새로운 선물이 주어진 것입니다. 단순히 달력에서 남은 칸이 아니라 곳곳의 빈칸을 희망과 기쁨, 그리고 행복과 보람으로 채워가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마음을 모으는 정성과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 자신이 좀 더 행복하고 안전하기 위해서, 우리 가족이 좀 더 편안하고 풍요롭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사회와 국가가 평화롭고 지속적인 번영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민생(성장과 복지)을 앞세운 역동적 복지국가의 새로운 비전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 시대는 새로운 혁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로 ‘복지국가 혁명’입니다. 여야 정치권에서 말로만 외치는 정치적 수사로서의 복지국가가 아닙니다. 소득주도 성장이나 포용국가 정책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것의 핵심은 보편주의 원칙의 경제·복지 유기체인 역동적 복지국가입니다. 국민행복의 길을 여는 진짜 ‘역동적 복지국가’가 지금 우리나라에 요구되는 시대정신입니다. 그런 정책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해, 당면한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역동적 복지국가로의 전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2020년은 그동안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새롭게 복지국가로 도약하는 한해로, 실질적 원년으로 역사에 기록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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