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때 어느 날, 학교 가려고 교복 입으려다가 아버지와 대화중에)
- 아버지! 제가 만든 옷 덮개가 찢어졌어요.
“어디보자!” 하시더니 웃으시면서
”저녁 때 식구들 다 모이면 내가 범인 잡아 줄께. 학교 잘 다녀와~” 하시고는 농사일이 바쁘셔서 들로 나가셨다.
- 어린 시절 두 살 터울로 6남매 중 동생들은 5명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모두 모여라, 지금부터 큰누나 옷 덮게 가위로 자른 범인 잡으려고 하니까? 모두 ‘가위 바위 보’ 하여 지는 놈이 범인이다.”
아버지는 흥겹게 웃으시면서 막내 남동생을 쳐다보신다.
- 모두 이길 수 있다고 동생들이 소란을 피우는데 5살 막내 남동생은 두 손을 뒤로 감추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시더니~
“이젠, 가위 바위 보 안 해도 된다. 범인은 잡았다.” 하시면서 껄껄껄 웃으셨다.
- 그때 그 시절 나보다 10살 아래 막내 귀염둥이 남동생은 가위질 하다 실수로 얼마나 가슴이 콩닥콩닥 했을까? 그동안 세월이 흘러 남매의 아버지로 머리위에 내린 흰 눈은 봄바람 불어와도 녹을 줄 모르네.
2020. 2. 15
# 소정 손유순/1990 - 현재 소정도예연구소장, 1999 - 2000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강사, 2001-경기도세계도자기엑스포 개막식(김대중 대통령 접견), 2002-국제도자 워크샵 초대작가 – 한국도자재단, 2004-경기도으뜸이 도자기 부문 선정(청자 참나무재유 개발)-경기도지사, 2014-사단법인) 다온시문화협회 시인, 본지 도자기 부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