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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66] 제2회 말모이연극제 제주도부문 송윤석 연출 ‘자청비’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0-11-03 00: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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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제2회 제2회 말모이 연극제 제주도부문 고인배 예술감독, 극단 괸당들의 강 준 작, 송윤석 연출의 ‘자청비’를 관람했다.


고인배(1954~)는 40년이 넘는 원로 배우이자 연출가 그리고 평론가다. 제주가 고향이고,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이다. 갈매기, 맥베드, 고도를 기다리며, 바냐 아저씨, 사랑별곡, 리어왕 그 외에 수많은 작품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해 2006년 제26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연극부문, 2015년 제14회 오프 대학로 페스티발 최우수 연기상, 2018년 제4회 서울 시민연극제 작품지도상, 2019 제1회 생활연극제 ‘한여름 밤의 꿈’으로 대상수상을 했다.
 
강 준 작가는 제주시 애월읍 출신으로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극작가와, 소설가로 폭넓은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 작가는 ‘폭풍의 바다’, ‘외할머니’ 등 희곡집 6권과 ‘사우다드’ 등 소설 3권을 펴냈으며, 도의문화저작상(삼성문학상), 한국희곡문학상, 한국소설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2020년 희곡집 ‘랭보, 바람 구두를 벗다’로 한국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제6회 전영택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출가 송윤석은 단국대 국문학과, 동국대 연극연출과, 단국대 예술공연 석사, 동국대 대학원 연극과 박사 출신이다. 극단예휘 대표 및 연출, 소울소극장 대표, 서일대학교 연극과 겸임교수 역임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건국대 대학원, 서울여대, 동아방송대, 광주예전, 공군사관학교 교수 역임, 서울시문화재단예술지원 심사/평가위원 역임, 하이서울 자문위원 역임, ‘대표 연출작품’ 1996 ‘사리타’ ‘두자, 피쉬, 스타스, 비’, 2000 ‘헝겊 인형의 꿈’, 2001 ‘아름다운 여인의 작별’ ‘다섯하늘과 네 구름동안의 이별’ 2003 ‘황금도자기’ ‘선셋대로’ ‘저서’ 2001 연극: 연극이란 무엇인가.


자청비(自請妃)는 한국 신화의 이세경본풀이에 나오는 여신이자 농업신. 원전은 제주도 설화며 한반도 전역에서 일치하는 안락국 이야기와 같은 구조를 띤다.자청비는 제주도 농업신 세 명 중 하나다. 상세경신 문도령, 중세경신 자청비, 하세경신 정도령으로 묶인 관계를 지닌다.


그런데 신화 속의 활약만 보면 진 주인공이며 농업신 세 명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다른 농업신들은 자청비의 남편과 일꾼에 해당한다. 이것은 남자들이 배를 타고 떠나면 여자들이 집을 지켰던 제주도의 생활상이 반영된 것이다.


자청비의 부모는 주년국 주년뜰의 김진국 대감과 조진국 부인이다. 늦도록 자식이 없던 부부가 부처님께 빌어서 태어났는데, 원래의 약속과 다르게 정성을 들이다 아들로 태어나지 못하고 딸로 태어났다.


자청비는 손이 고와진다는 말에 빨래를 하러 갔다가, 물 아래 거무선생한테 글공부하러 간다는 하늘 옥황의 문곡성 문도령을 만난다. 그리고 남장을 하고는 문도령을 따라나서 3년 동안 거무선생한테 글을 배웠다.



문도령이 하늘 옥황 집에서 장가를 가라는 편지를 받고 길을 떠나자, 자청비는 문도령을 따라나서며 비로서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밝힌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한 번 떠난 문도령은 종내 소식이 없다.


우여곡절 끝에 자청비는 기어이 하늘 옥황의 문도령을 찾아간다. 그리고 문도령과 혼례를 올리지만, 하늘 옥황의 선비들이 반란을 일으켜 문도령을 죽인다. 자청비는 서천 꽃밭으로 가서 환생꽃과 멸망꽃을 얻어다 문도령을 살리고 멸망꽃으로 선비들을 죽인다.


하늘 옥황에서는 자청비에게 하늘에서 살라고 했지만, 자청비는 여러 가지 곡식 종자를 얻어서 땅으로 내려온다. 그리고는 중세경이 되어 농경신으로 사람들이 풍년 농사를 짓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연극은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옮겨 한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내용이 펼쳐진다. 배경 가까이 한단높이의 단을 좌우로 배치하고 그 모퉁이에 인형이 잔뜩 들어있는 함을 배치했다. 상수 쪽에는 침상이 아닌 환자용 긴 의자를 배치해 환자복이 아닌 평상복의 환자가 썬 그라스를 쓰고 입에 영양주사 선을 물고 의자에 누워있다. 하수 쪽에는 등퇴장 로가 있고 무대 좌우 객석 가까이에는 갈대나 억새 같은 조형물로 숲 조형물을 만들고, 상수 쪽에는 바위가 있어 출연자가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어느 중환자 병실에 찾아온 간병인은 깨어나지 않는 중환자를 돌보게 되지만, 사실 그 환자는 과거에 간병인이 실수로 죽인 사람의 현신이다. 설상가장으로 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바로 그 사람은 자신이 연모하던 사람 때문에 죽인 하인임을 알게 된다. 업보처럼 현실에서도 자신은 연인을 찾아 헤매고, 전생의 그 사람은 나의 사랑을 얻으려고 애쓴다. 의사와 간호사가 등장하고, 환자의 어머니가 등장하고 간병인에게 환자를 잘 돌보라고 부탁한다. 환자는 간호사가 과거의 일순간을 재현하니, 그 때문인지 환자가 깨어나고, 간호사를 알아본다. 그러나 두 사람 이외의 인물이 등장하면 환자는 다시 부동의 상태가 된다.


간호사가 반복되는 업보 같은 업무에 견딜 수 없어 하던 일을 포기하려 하고 떠나자, 환자의 심장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한다.


결국 의사와 환자의 어머니는 간호사를 다시 데려온다. 그러자 환자의 멈췄던 심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그리고...


고인배가 의사 외의 1인 다 역, 조옥형이 환자의 어머니, 강제권이 환자, 신지인이 남학생, 고지은이 간호사로 출연해 성격 창출은 물론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갈채를 받는다, 


조명디자인 박성민, 음향감독 박성석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제2회 말모이 연극제 제주도부문 고인배 예술감독, 극단 괸당들의 강 준 작, 송윤석 연출의 ‘자청비’를 관객의 기억에 아로새겨질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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