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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75]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극단 하땅세, 안톤 체홉 원작 윤시중 각색/연출 'Super Woman'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0-11-19 23:52:34
  • 수정 2020-11-22 16: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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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열린관 소강당에서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극단 하땅세의 안톤 체홉 원작, 윤시중 각색 연출의 'Super Woman'을 관람했다.


'Super Woman'의 원제는 '귀여운 여인'이다. 주인공 올렌카는 젊고 예쁘고, 목덜미에 점이 달렸다.  올렌카의 성격은 자신의 영혼과 진실한 마음을 누구한테든 바쳐야 하는 인물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껴 주고 그와 동일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는 한시도 살아가지 못한다. 극장주 쿠킨, 목재상 푸스토발로프, 수의사 스미르닌, 스미르닌의 아들 사샤까지 올렌카가 만난 남자들은 그녀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이유는 없다. 그냥 그녀의 본성이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동정심에서 그다음에는 에로스적 사랑의 감정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모성애로 그들을 감싼다.


'귀여운 여인'은 올렌카의 세 번의 사랑과 실패, 그리고 사샤에 대한 모성애를 그렸다. 여성다움의 본질을 순수하게 잘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주체성을 상실한 온순한 노예 같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올렌 카의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표현한 작품이다. 주인공의 안타까운 처지가 객관적이면서도 중립적 인 시각으로 묘사돼 있다. 


간결하고 경제적인 묘사, 함축과 암시, 결말 없 는 마무리, 희극성과 비극성의 모호한 혼합, 독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몫 을 남겨 둔 여백 등 체호프만의 독특한 표현 기법은 현대 단편소설과 드 라마의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일상이라는 껍질에 가려진 인간의 참모습을 대변한 주인공들의 웃음과 눈물을 보여 줌으로써 체호프는 독자들로 하여금 삶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한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옷걸이가 있고 상수 쪽에 디귿자 형태의 목제 조형물이 자리를 잡고,  그  위에 등받이 의자와 등받이가 없는 의자가 꺼꾸로 올려져 있다. 장면이 바뀌면 배경 3면벽의 휘장을 열여제치고 등퇴장로를 개방해 사용한다.  음악과 부분 조명으로 극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내용은 원작을 따랐으나 시대를 현대 우리나라로 바꾸고, 연극인의 삶, 목공의 삶 그 외 학생들의 생활상까지 힘들게 살고 있는 서민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이를 극복하며 사랑을 쏟아 붓는 Super Woman 같은 여주인공의 모습을 극적으로 구현해 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사랑만으로는 삶을 개선시키지 못한다. 결국 여주인공은 홀로.....


김지혜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가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박광선이  1인 다 역으로 출연해 탁월한 기량을 드러내 역시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김승태, 무대감독 신민규, 조명 김국원, 기획 문숙경, 홍보 김채연, 진행 이수현 등 스텝진의 열정이 드러나,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극단 하땅세의 안톤 체홉 원작, 윤시중 각색 연출의 'Super Woman'을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인의 모습을 함축시켜 그려낸, 아픈 곳을 바늘로 꼭 찔러낸 듯싶은 절묘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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