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박정기의 공연산책4]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광주극단 얼.아리, 양태훈 연출 ‘그래도 따뜻했던’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06-07 10:14:53
  • 수정 2020-09-10 11:03:33

기사수정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광주극단 얼 아리의 김경숙 작 양태훈 연출의 ‘그래도, 따뜻했던’을 관람했다.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광주극단 얼 아리의 김경숙 작 양태훈 연출의 ‘그래도, 따뜻했던’을 관람했다.


극단 얼.아리는 1993년 11월 ‘젊은 연극, 관객과 함께 하는 연극’이라는 기치 아래 창단 되어 현재까지 순수창작극 위주의 끊임없는 창작활동과 공연을 계속해 오고 있으며 항상 연극 공연 예술 발전에 큰 힘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4년 11월 광주광역시 지정 전문 예술인 단체에 선정되었으며, 또한 2010년 제7회 고마나루 전국 향토 연극제에서 ‘매품삽니다’ 작품이 대상, 희곡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였으며 2014년 제32회 전국연극제에서 ‘발톱을 깎아도’가 대상, 연출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였다. 


2014년 전국연극제 ‘발톱을 깎아도’ 박숙자 작/ 양정인 연출(대상, 연출상, 최우수연기상 수상)-2015년 광주연극제 ‘왼쪽을 봐라’ 양태훈 작/연출(우수연기상, 신인연기상 수상)-2019년 광주연극제 ‘그래도, 따뜻했던.’ 김경숙 작/ 양태훈 연출(최우수상, 연출상, 우수연기상 수상), 극단 얼.아리는 앞으로도 항상 문화예술이 우리 사회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고민하며 관객과 함께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김경숙은 광주연극협회소속배우이자 학교문화예술인강사로 활동하고 극단 얼 아리에서 여우누이, 그래도 따뜻했던, 그 외 다수 작품에 출연한 명배우다. ‘그래도, 따뜻했던’을 발표 공연해 2019 광주연극제에서 최우수상, 우수연기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양태훈은 극단 얼 아리의 대표로 극작가 겸 연출가다. 희곡 연어, 5월 회상, 납치, 현모양처 등을 발표 공연한 광주지역연극의 주춧돌이다.


연극 ‘그래도, 따뜻했던’은 노인 요양원에 입원한 여성노인환자들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75%가 결혼한 자녀들과 함께 살지 않는 노인 가구다. 그만큼 노인가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중 30%는 부부 중 한 명만 생존해 있는 독거노인 가구다. 자녀들이 분가한 후에도 굳건히 잘 지내셨던 부모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건강이 나빠져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가한 자녀가 연로한 부모를 집으로 다시 모신다는 것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다. 


노인가구의 증가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실버타운, 요양원, 요양병원 등이 많아졌다. 요양원은 집에서 식사준비나 개인위생 등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 누군가의 도움을 꼭 필요로 하는 분들을 모시는 곳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상생활이 다소 어렵다고 해서 언제든지 원하면 요양원 입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요양원 입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 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한다. 노인 장기 요양등급을 받지 않으면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어 요양원 입소비용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은 물론이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은 본인에게 맞는 시설 선택이 중요하다. 충분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 고급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함에도 집에서 홀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또한 요양원에 계셔도 되는 분들을 요양병원으로 모시게 되면 내지 않아도 될 간병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된다. 


이와 반대로 의사의 지속적인 의료처치가 필요한 분이 요양병원이 아닌 요양원을 선택하게 되면 응급상황 발생 시 큰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실버타운, 요양원, 요양병원은 일반 콘도나 병원과 달리 잠시 머물다 좋은 곳이 생기면 쉽게 옮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현명한 선택이 부모님 노후의 10년을 좌우한다.



무대는 배경에 한옥의 창문 같은 커다란 조형물이 있고, 그 앞에 긴 안락의자가 놓여있다. 벽 틈이나 모서리, 또는 무대 바닥에 억새풀이 여기저기 심어져 있고, 여성노인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다리가 네 개 달린 철제조형물을 손으로 짚어가며 걸어가는 환자, 철제 지팡이를 짚으며 걷는 한쪽 다리가 비정상인 환자,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환자, 그리고 치매를 앓는 환자가 등장하고, 환자의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이 등장한다. 


배경의 창 조형물에 영상으로 애니메이션을 투사해 극 분위기 창출을 돕는다. 극 속에서 환자 개개인의 내력이 소개가 되고, 함께 일상을 보내며 어울리는 광경과 간혹 티격태격하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연출되는가 하면, 치매를 앓는 환자에게 아들이 찾아와 효성 심을 드러내지만, 정작 치매환자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딸 역시 효성 심을 발휘하지만 간혹 짜증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왜냐 하면 딸은 현재 남편과 이혼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양원을 찾아온 아들은 어머니의 기억 속에만 있을 뿐 실제로는 오래 전에 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다. 그것도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연탄불을  피워놓고 가족이 자살을 하려던 사연이 아들의 이름을 떠올림으로 해서 치매 환자의 기억 속에 번뜩이듯 살아나 환자의 통곡으로 인해 관객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기도 한다. 대단원은 환자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한줄기라도 즐거움을 찾으려 하는 의지를 드러내 보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경숙이 치매노인, 양정인과 고난영 그리고 정경아가 거동이 불편한 요양원환자, 이선미가 딸, 안윤국이 죽은 아들, 박영배가 딸의 남편, 박누리가 할매, 노희설이 주인집 오빠로 등장해 각자 열과 성을 다한 호연과 열연 그리고 지체장애 동작으로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예술감독 유지영, 조연출 김재석, 무대 유명재, 조명 심성일, 음악 임주신, 음향 김동하, 애니메이션 여찬후, 사진 김계호, 빔프로젝트 이 솔, 의상 최해정, 분장 류진화, 진행 류 미 등 스텝 모두의 노력이 드러나, 광주극단 얼 아리의 김경숙 작 양태훈 연출의 ‘그래도, 따뜻했던’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한국의 전통사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조선왕릉 이어보기더보기
 한국의 서원더보기
 전시더보기
 한국의 향교더보기
 궁궐이야기더보기
 문화재단소식더보기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