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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소리의 깊이를 관객에게 전하고 싶어”
  • 민병훈 기자
  • 등록 2019-06-12 1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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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쟁의 에반젤리스트’ 정미정의 아쟁소리-가락(加樂)
‘아쟁의 에반젤리스트’로 불리는 아쟁 연주자 정미정의 연주회 ‘아쟁소리-가락(加樂)’이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예술감독 강은일)에서 열린다.


[민병훈 기자] ‘아쟁의 에반젤리스트’로 불리는 아쟁 연주자 정미정의 연주회 ‘아쟁소리-가락(加樂)’이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예술감독 강은일)에서 열린다. 


더늠은 판소리 명창들에 의해 노랫말과 소리가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다듬어져 이뤄진 판소리 대목을 의미한다. 명창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려 원래의 소리를 바꿔 부르거나 아예 새롭게 소리를 짜 자신의 장기로 삼곤 했다.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자신만의 스타일이자 자신만의 가락이다. 자신만의 문체나 화법처럼, 배운 것을 넘어 새로움을 직조한다.


이번 공연은 2019 서울돈화문국악당 공동기획 프로그램인 ‘운당여관 음악회’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종로구 운니동에 자리했던 운당여관은 고(故) 박귀희 명창(인간문화재 23호)이 운영하던 한옥여관으로, 수많은 예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명소였다. 바둑 팬들에게는 조남철, 김인, 조훈현, 서봉수 등 당대 바둑계의 국수들이 도전기와 같은 명승부를 펼쳤던 뜻깊은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예술인들의 사랑방이자 창작공간이었던 운당여관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이번 음악회를 기획했다. 4월에 공개모집을 통해 11개 팀을 선발했다. 정미정은 14일 무대의 주인이다.


정미정은 전통과 창작을 아우르는 연주활동을 통해 전통음악을 더욱 깊이 표현하는 아쟁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9호 한일섭제 박종선류 아쟁산조 이수자이며 성남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18회의 개인독주회와 2인 음악회를 비롯해 러시아 IRKUTSK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차이코프스키음악원과 대만국립예술대학 교류연주, 독일 루마니아 등 해외 연주를 통해 한국 아쟁의 깊고 아름다운 소리와 예술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 정미정은 네 곡을 연주한다. 첫 곡은 ‘물푸레 굿’. 물푸레나무에는 ‘물을 푸르게 한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로 어린 물푸레 나뭇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긴 뒤 맑은 물에 담그면 물이 파랗게 변한다. ‘물푸레 굿’은 이 신비한 청아함과 물푸레나무에 얽힌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경기 선율을 주제로 삼고 다양한 전통 장단으로 구성했다. 소아쟁과 타악만의 선율을 자유롭게 연주한다.


두 번째 곡 ‘허튼가락’은 전통 산조가락을 토대로 하지만 정미정의 더늠이 가미됐다.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로 구성된 곡이다.


역시 전통 장단을 토대로 하면서도 아쟁과 가야금의 즉흥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쟁·가야금 즉흥 푸리’가 세 번째 연주곡이다. 남도 시나위의 선율적 틀을 벗어나 정미정의 창작성이 더해졌다.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음악이다.


끝으로 연주될 곡은 ‘새타령-비조’. 남도잡가 새타령을 연주자 스타일로 구성하고 창작을 더했다. 삼월 삼짓날로 시작해 새타령 굿거리 선율을 아쟁과 가야금이 반주를 하듯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후주에 이르러서는 각자의 선율로 연주한다. 자진모리로 이어지는 아쟁 가락과 가야금 소리가 새소리를 형상화했다.


이날 연주회에는 문경아(가야금), 최영진(타악), 황민왕(장구)이 객원연주자로 정미정과 함께 무대에 선다. 씽씽밴드로 활동하면서 주목받은 경기민요 소리꾼 신승태가 현대판 운당여관 주인으로 분해 무대를 소개한다.


정미정은 “전통음악은 회귀본능에 있어서 낯선 듯하지만 이미 익숙한 음악인 듯하다”면서, “제 연주를 통해 아쟁소리의 깊이를 더 많은 관객 분들께 전하고 공유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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