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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넋 기린 '민주화 춤꾼' 이애주 별세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05-11 02: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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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열 영결식서 운구 행렬 이끌며 '한풀이 춤'

故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이승준 기자] ‘진혼굿’으로 유명한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이 10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 5시 20분경 영면에 들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0월 말 암 진단을 받은 고인이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해왔다고 전했다.


고인은 우리 전통춤의 태두 한성준(1875~1941)과 그 수제자 한영숙(1920~1989)으로 이어지는 승무의 적통을 이은 ‘춤꾼’이다.


일반인에게는 ‘민주화 춤꾼’으로 더 유명하다. 고인은 1987년 6월 민주화를 염원하는 독무 ‘바람맞이’를 발표했다.


같은 해 7월 반정부 시위에서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연세대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운구 행렬을 이끌면서 ‘한풀이 춤’을 춘 장면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고인은 이때부터 ‘시국춤’ 또는 ‘정치춤’을 추는 사람의 상징이 됐다.


그는 1987년 민주화 대행진 출정식 때 서울대 후배들의 요청으로 무명옷을 입고 진혼굿을 펼쳐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또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맨발로 한반도의 상징적 장소를 찾아다니면서 사방팔방으로 터를 벌리며 뻗어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터벌림’ 춤을 맨발로 췄다.


이 밖에 생전에 지리산 보호 등 환경보호 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사회를 모르면 춤을 출 수 없다”며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와 함께 숨 쉬는 예술을 강조했다.


고인은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전통춤회 예술감독, 한영숙춤보존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9월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올해 9월 15일까지였다.


공동 장례위원장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채희완 부산대 명예교수 등이 맡는다.


고인의 제자 40여 명이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내에서 추모 공연을 진행하고, 12일 같은 시간에는 같은 장소에서 민족예술인 60여 명이 추모 공연을 이어간다.


빈소는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조문은 11일부터 가능하다.


유족은 동생 이애경(한국무용가) 씨와 제부 임진택(판소리 명창) 씨 등이 있다. 발인은 13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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