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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지젤’ 김지영, 국립발레단 고별무대 ‘지젤’
  • 민병훈 기자
  • 등록 2019-06-25 09: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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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김지영은 애써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으나, 객석의 박수는 그칠 줄 몰랐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서의 마지막 공연은 막이 내린 후 더 감동적인 무대를 펼쳐보였다.

김지영이 지난 23일 국립발레단 퇴단 공연 '지젤'을 마친 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국립발레단 

[민병훈 기자] 발레리나 김지영은 애써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으나, 객석의 박수는 그칠 줄 몰랐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서의 마지막 공연은 막이 내린 후 더 감동적인 무대를 펼쳐보였다.


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오른 ‘지젤’은 열 살 때 처음 토슈즈를 신고 열아홉 살에 최연소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김지영의 퇴단 무대였다. 30여 년을 걸어온 한 길을 일단락하는 자리. 


국립발레단은 발레단 간판스타로 활약해온 김지영과의 작별 무대를 세심하게 준비했다. 오페라하우스 로비 기둥은 다양한 작품 속 김지영의 모습으로 장식했다. 객석 자리마다 야광봉을 비치해 놓고 공연 후 ‘깜짝 퇴단식’ 계획을 관객들에게 안내했다.


빨간 커튼에 조명으로 새긴 ‘아름다운 발레리나 김지영 당신의 춤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란 문장은 이 특별한 공연을 찾은 팬들을 먹먹하게 했다. 김지영은 마지막 무대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랑에 빠지는 순박한 소녀에서 배신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인으로, 못 이룬 사랑에 가슴 시린 지젤로 거듭났다. 그의 연기력은 몰입도를 높였고 섬세한 테크닉은 여전했다.


공연이 끝나고 두 번의 커튼콜 후 조명은 어두워졌다. 무대 위엔 김지영만 홀로 남았다. 갑자기 뒤편 스크린에서 영상이 흘러나왔다. 거듭된 연습과 부은 발목, 고된 재활 훈련과 화려한 무대 위 김지영의 모습이었다. 객석을 등지고 선 그는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과 무대에 오른 수십 명의 단원은 차례로 꽃을 한 송이씩 건네며 포옹으로 김지영의 다음을 응원했다.


오페라하우스 박스석까지 가득 채운 관객들은 별모양 야광봉을 흔들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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