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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 구석 100] 아픈역사 잊지말고 기억하다...경술국치의 현장 ‘통감관저 터’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1-11-19 22:32:28
  • 수정 2024-04-10 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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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벅이의 묵멱(남산의 옛지명) 산책(2)

통감관저터 표석[박광준 기자] 1910년 8월 29일은 우리나라의 국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 ‘경술국치’의 날이다. 1910년(경술년) 8월 22일, 3대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와 ‘이완용’에 의해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일본에 양여함을 규정하는 ‘한일합병조약’이 강제로 체결하게 된다. 그리고 1910년 8월 29일, 이를 공포함으로써 우리나라는 국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경술국치조약’이 체결 된 장소와 관련해, 이완용이 ‘통감관저’로 조약문을 가져가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그러나 장소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었다. 그러던 2005년 7월, ‘통감관저’ 위치에 대한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통감관저‘통감관저’가 위치하고 있었던 장소는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서울유스호스텔로 향하는 언덕에 위치한 공터이다. 


사진을 통해 예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예전과 현재 모습이 굉장히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 이곳은 철종 시기 문신이었던 박영원(朴永元)이 지은 녹천정(綠泉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 그러다가 1884년 갑신정변으로 일본공사관이 불타자 정자를 허물고 ‘일본공사관’ 건물을 짓게 된다. 그 후 1906년 통감부를 설치함에 따라 이곳은 ‘통감부 청사’로 사용됐고, 1907년 새로운 청사를 건립하자 ‘통감관저’로 전환된다. 그리고 1910년 8월, 이 건물 2층에서 ‘경술국치조약’이 체결되고 우리나라는 국권을 상실하게 된다. 




경술국치 이후 한국통감부가 조선총독부로 바뀌면서, 이곳 역시 통감관저에서 ‘총독관저’로 용도가 변경됐다. 이 기간 동안 데라우치 초대 총독부터 7대 미나미 총독까지 이곳에서 거처하면서, 식민통치자들의 본거지가 됐다. 1939년 총독관저가 이전한 후, 경술국치조약을 기념하고 역대 통감과 총독의 유물을 전시하는 ‘시정기념관’으로 사용됐다.


광복 이후 1946년 국립민족박물관, 1953년 국립박물관 남산분관, 1954년 연합참모본부 청사 등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시기, 건물 주변에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청사를 세우게 된다. 이에 통감관저로 사용됐던 건물에 대한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고 철거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이 장소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05년 7월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 이순우 소장에 의해 이 장소가 알려지게 되고, 이후 2010년 8월 29일, ‘민족문제연구소’는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경술국치의 현장이었음을 알려주는 표석을 세웠다. 


거꾸로 세운 동상

현재 ‘통감관저 터’에는 이를 알리는 표석과 함께 ‘거꾸로 세운 동상’과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기 위한 ‘기억의 터’가 있다.


‘거꾸로 세운 동상’은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 일부를 거꾸로 세워 놓은 것이다. ‘하야시 곤스케’는 한일의정서, 을사늑약, 한일협약 체결 등에 관여한 인물로, 1936년, 그의 업적을 기념하는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인 2006년 동상의 일부가 깨어진 채로 발견됐고,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동상의 잔해를 모아 거꾸로 세우게 된다. 이를 통해 일제 강점의 치욕을 기억하고, 부정적인 유산을 잊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전한다.


세상의 배꼽대지의 눈

‘기억의 터’는 2016년 일본군'위안부'를 기리기 위해 옛 통감관저 터에 조성된 공원으로, 이곳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성함과 증언을 시기별로 새긴 ‘대지의 눈’과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글귀가 4개 국어(한글,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새겨진 ‘세상의 배꼽’ 등이 설치됐다./사진-박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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