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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문화는 100년을 넘게 가꾸어야 한다"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11-30 09:18:23
  • 수정 2021-11-30 23: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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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 소개] 삼성미술박물관 ‘리움미술관’


[이승준 기자]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소문난 미술 애호가인 이병철 회장의 Lee와 museum의 um을 따서 리움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원래 이병철의 아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가 리움의 관장이었으나, 2017년 3월을 끝으로 홍라희가 관장직을 사퇴했다. 


다만 여전히 리움의 운영권은 삼성 오너 일가에 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사실상의 미술관장 격인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 고미술에 대단히 심취했던 이병철과 이병철 사후 이건희, 홍라희 등 범삼성가 가족들의 취향이 혼합돼서 만들어진 미술관으로, 지을 때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지으면서 사건 사고가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이런저런 안 좋은 소리도 많지만, 컬렉션 만큼은 한국 전통 미술과 현대 미술 양 쪽 모두에서 한국 정상급인 미술관임을 부인할 수 없다. 


운영은 상설 전시관과 특별 전시관으로 이뤄진다. 상설 전시관은 고미술품, 현대미술품을 소장해서 전시한다.


건축물은 크게 3동으로, 각각 세계적인 특급 건축가인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콜하스의 작품이지만, 직접 건물을 짓는 시공단계까지 관여했던 인물은 마리오 보타이며 나머지 인물들은 건물의 설계만 했다. 


유별난 개성이 제각각인 특급 건축가 3인이 드림팀을 이룬 듯한 대한민국의 삼성이 아니고선 그 누구도 감히 꿈조차 꾸지 못할 엄청난 프로젝트였으나, 건축가들의 명성이 너무 지나쳤는지 각 건물 간의 조화가 부족하다는 평이 좀 있다. 그래도 2013년에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 11위에 뽑혔다. 



한국 사립 미술관으로서는 최고 컬렉션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 미술관에 국보만 36개, 보물이 96개. 한국의 어느 미술관에도 이 정도 숫자를 자랑하는 곳은 없다. 전국의 국립박물관 중에서 신라 시대의 문화재들을 대량 소장한 국립경주박물관이 국보 13점, 보물 30점을 소장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이게 얼마나 엄청난 건지 짐작이 가능하다. 


물론 신라시대의 문화재라고 해서 모두 경주박물관에 있는 것이 아닌 것은 감안하더라도 그래도 국립경주박물관의 소장 비율이 높은 편인 건 사실이다. 일개 사립 미술관이 그보다 국보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이병철 회장 생전에는 며느리였던 홍라희에게 인사동에 나가서 당시 돈 10만원 안으로 맘에 드는 골동품들을 사오라고 했는데, 이걸 무려 석 달이나 시켰다. 1974년 서울지하철 기본 운임이 30원, 1970년 대학교 등록금이 인문계 33,000원, 자연계 45,400원이었다. 이렇게 시킨 이유가 미술품 거래의 요령이나 안목을 키워주기 위한 것으로, 그로 인해 집안이 골동품 천지로 변해버렸다.


개수만 많은 게 아니라 퀄리티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고미술만 해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볼 수 없는 유물이 수두룩하다. 한국에서는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유물들이 줄줄히 대기하고 있고 그 하나하나의 예술적 가치 역시 무지막지한 수준. 간송미술관이 조선 시대 분야에 강하다면 리움은 한국사 전체적으로 다 막강하다. 



museum I에서 보여지는 한국 고미술품만 해도 4층 고려청자 초입부터 국보들이 대기하고 있고 3층 조선백자, 분청사기로 내려가면 하나 건너 하나가 국보 or 보물 딱지를 붙이고 있고 2층 회화 분야에서는 우리가 배워왔던 정선, 최북, 강세황, 김홍도, 김정희의 작품이 전시돼 있고 1층의 금속공예, 불교 미술 전시관으로 가면 국보가 흔해지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고미술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에 가서는 현재 관장 홍라희의 모에도 역시 시아버지 못지 않다. 쟈코메티, 박수근, 이중섭부터 데미안 허스트까지 현대 미술에 내로라하는 작가들 작품이 다수 소장돼 있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리움을 비롯한 삼성문화재단 산하 미술관에 있는 작품은 실제 삼성가의 컬렉션에 비교하면 극히 일부라는 것을 감안할 때 삼성가 전체 컬렉션의 양과 질은 가히 천문학적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야외에도 미술품이 다수 있다. 관람객들이 성지 순례로 하는 작품은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이었다. 거미 아래서는 꼭 사진 한 번씩은 찍어준다. 현재는 아니쉬 카푸어의 '큰 나무와 눈'으로 대체됐다. 이것 또한 나름 볼거리다. 특별전 성격에 따라 외부 전시품이 늘어나기도 한다. 



올해 4월 28일에 발표된 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 발표에서 23,000점에 달하는 ‘이건희 컬렉션’을 사회에 환원해 국공립 미술관(가칭 '국립이건희미술관')에 기증하기로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국립이건희미술관을 한진이 무언가를 짓기도 어려워 처치가 곤란하던 경복궁 옆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서울의료원 부지와 맞바꿔 준 뒤, 송현동에 미술관을 짓기로 확정했다. 


대표적으로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의 국보, 보물들과 이중섭의 황소를 포함한 김환기, 박수근 등 근현대미술까지 리움의 대표적인 소장품들이 리움을 떠나게 됐다.


이전까지 추측해왔던, 리움 미술관의 전시품보다 더욱 좋은 작품이 컬렉션에 많다는 이야기도 사실로 밝혀졌다. 특히 서양회화 중에서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를 포함한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마르크 샤갈, 카미유 피사로,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이름만 대면 아는 엄청난 작가들의 예술품을 기증키로 했다. 


참고로 이번 상속세 때문에 실시한 소장품 가격 평가에 대한 기사에 의하면 리움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미술품 일부(프랜시스 베이컨의 '방 안에 있는 인물', 마크 로스코 ‘무제’ 등)는 리움 미술관과 같은 삼성문화재단의 소장품이 아니라 이건희의 개인 소장품이였다고 한다. 실제로 프랜시스 베이컨의 '방 안에 있는 인물'은 소장품 목록에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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