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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 심우준 교수 기증전: 스승의 뜻, 아름다운 공유’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12-08 14: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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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 특별전시 개최

서행일록 본문[이승준 기자] “일요일은 말할 것 없고, 추석 명절이나 섣달 그믐날, 심지어 설날에도 그의 연구실에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전깃불이 켜져 있었기에 중앙대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중략) 그는 시간을 생명의 불꽃처럼 태운 분이다. 연구실에 틀어박히면 강의시간 이외에는 그를 보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 50년 친우 박상균의 회상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서혜란)은 내년 2월 27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원당 심우준 교수 기증전: 스승의 뜻, 아름다운 공유'라는 주제로 고문헌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원당 심우준(1925∼2005) 교수는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에 재직하면서 평생 동안 19권의 저.역서를 출간했고, 1985년 서지학회 초대부터 3대까지 회장을 맡으면서 40여 년을 서지학 분야가 학문분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50년 지기 친우는 “매일 매일의 삶이 연구였고 마지막 연구는 목숨과 맞바꾸었다”고 회상할 만큼, 무섭고 치열하게 서지학 연구에 전념했다. 또한 13명의 박사, 14명의 석사를 양성하고 전국의 대학, 도서관, 연구소에 진출시켜 대한민국 서지학의 지평을 넓힌 참스승이었다. 그래서 제자들은 지금도 “연구에 전심하라! 제자 지도에 전력하라! 전공지식으로 장난하지 말라!”는 은사님의 당부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원당 심우준 교수의 주요 기증 장서는 조선시대 간행된 사서(四書)와 삼경(三經) 중심의 유교경전 언해본이다. 언해본이란 한문으로 기록된 내용을 우리말로 풀이해 놓은 책을 말한다. 


서행일록 표지

언해본 중에서 '대학언해' '논어언해' '맹자언해' '효경언해' 4가지 종류에 대해서는 인터렉티브 영상으로 연출했다. 각 언해본의 특정 구절을 터치하면 현재 우리말로 번역이 되고, 다시 터치하면 한문 원문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1811년 음력 12월 20일부터 1812년 5월 초순까지 약 6개월 간 날짜별로 홍경래난의 진압 과정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는 유일본 '서행일록(西行日錄)'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구성은 총 4부문으로 구성됐다. △1부문은 스승의 뜻, 국립중앙도서관의 역사가 되다 △2부문은 원당 심우준, 대한민국 서지학의 선구자 △3부문은 아름다운 공유, '원당문고'를 여행하다 △4부문은 기증을 통해 공유와 나눔의 가치를 느끼다 이다.


이번 전시는 원당 심우준 교수의 제자인 대진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윤인현 교수가 2020년 스승의 장서를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 개인문고(‘원당문고’)로 설치돼 기획됐다. 기증 신청자인 윤인현 교수는 스승께 “선생님의 피와 땀이 어린 이 장서를 물려받는 것은 큰 영광이겠으나 저는 해당자가 아닙니다”라고 한 말을 떠올리면서, 스승의 장서를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하고 특별전시를 개최하게 돼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원당 심우준 교수가 정성스럽게 수집한 고문헌이 국민의 ‘원당문고’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되고, 고문헌 기증의 아름다운 결정이 더욱더 빛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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