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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의 두 보물을 한 자리에서 만나다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4-18 12: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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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괘불전 ‘빛의 향연-예산 수덕사 괘불’ 개최


[이승준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2022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지난 13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보물 '예산 수덕사 괘불'을 전시한다. 이번 괘불전은 천년 고찰 수덕사의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귀중한 보물들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열일곱 번째로 방문한 '예산 수덕사 괘불'은 높이 10미터, 너비 7.4미터, 무게 150kg이 넘는 대형 괘불이다. 괘불을 보관하는 함까지 포함하면 380kg이 넘는다. 이번 전시를 위해 수덕사 스님들이 직접 법당 밖으로 괘불과 괘불함을 이운해 서울 나들이를 도왔다.


조선 1673년(현종14)에 조성된 이 괘불은 화면 가득하게 펼쳐진 빛이 돋보이는 괘불이다. 화면 중앙에는 오랜 수행으로 공덕을 쌓아 부처가 된 보신불인 노사나불(盧舍那佛)을 그렸다. 화려하게 장엄된 부처와 그를 중심으로 피어나는 신비로운 빛은 부처의 초월적인 힘을 보여준다. 


담백한 수행과 정진만 있을 것 같은 조선의 불교문화에는 이처럼 화려한 형상과 거대한 크기로 사람을 압도하는 괘불이 있었다. 가르침을 전하는 부처뿐만 아니라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는 보살과 제자들, 수많은 신의 존재는 서양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만큼이나 다채롭다.



이 괘불은 응열(應悅)을 비롯해 그림을 그리는 화승(畫僧) 네 명이 조성했다. 괘불을 그린 수화승 응열은 9년 전인 1664년에도 '공주 신원사 괘불'을 조성한 화승이다. 괘불은 일반 불화를 그리는 것과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그러므로 한 화승이 사찰의 초빙을 받아 괘불을 여러 점 조성했다는 것은 그의 명성과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하단의 화기(畫記)에는 화승뿐만 아니라 불사(佛事)를 성공적으로 이끈 참여자 114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또한 수차례의 중수 기록은 이 괘불이 오랜 시간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음을 보여준다.


이번 괘불전에는 특별히 보물 '수덕사 대웅전 목조연화대좌'를 함께 선보인다. 고려 14세기에 조성된 이 연화대좌는 지금까지 확인된 유일한 고려시대 목조연화대좌로,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사찰 밖에 나왔다.


이번 전시에는 과학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목조대좌의 내부 구조도 공개한다. 대좌 본체는 여러 나무판을 이어 붙여 만들었고, 연꽃잎을 따로 조각해 본체에 고정했다. 특히 연꽃잎을 꾸민 다양한 문양은 화려하고 장식적인 고려시대 목조대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고려 후기의 불화나 보살상에서도 이와 유사한 영락 표현을 살펴볼 수 있다.


이밖에 모란, 작약, 나리를 비롯해 연꽃, 부들, 벗풀 등이 그려진 '수덕사 대웅전 벽화 모사도' 전시한다. 모사도에는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시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는 맨드라미(계관화鷄冠花)도 그려져 있다. 불전(佛殿)에 올리는 공양화를 그린 벽화로 고려의 원예전통과 고려인이 사랑한 꽃까지 만나볼 수 있다. 모사도 중 일부는 전시 기간 중에 교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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