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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민통선에 새롭게 살아온 구암 허준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4-25 18:37:21
  • 수정 2022-04-25 21: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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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허준 문화제’ 개막


[이승준 기자] 민통선에서 열린 첫 문화재인 ‘제1회 허준 문화제’가 23일 열렸다. 


민통선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재)허준문화진흥재단과 관할 지자체 파주시와 군부대 간에는 산고에 달하는 과정을 겪었다. 


이날 행사는 ‘구암 허준’이라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저자로 팬데믹의 자락에서 이미 412년 전 발행된 동의보감을 통해 예방의학과 면역 그리고 양생법에 대해 말했던 그 이름을 흠향키 위한 행사였다. 


더구나 경기도 파주시에서 조차 묘역이 발견된 1991년 이래 30여 년간 ‘구암 허준’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작 드라마 속 허구의 스토리들을 전제로 전국 지자체 20여 곳에서 웰빙의 바람을 타고 동의보감과 허준, 그 이름을 통한 지역의 발전을 도모해 왔었던 것에 비춰 볼때 허준묘역이라는 실체를 지닌 시에서의 이번 문화제는 어쩌면 너무 늦은 것일 수도 있다. 


경기도기념물 제128호로,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구암로 205에 소재하고 있는 허준묘(許浚墓)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명의(名醫) 허준(?∼1615)의 묘이다. 


선생은 우리나라가 낳은 대표적인 명의.의학자로서 한의학 중흥의 거봉이자 동양의 의성으로 이름이 높았다. 선생의 본관은 양천(陽川), 자는 청원(淸源), 호는 구암(龜巖)이며, 용천부사를 지낸 허론(許論)의 서자이다. 


허준은 선조 7년(1574)에 내의원에 장원으로 급제한 후 혜민서를 거쳐 전의(典醫)로 발탁됐고, 선조 34년 지중추부사에 임명돼 여러 의학서를 편찬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어의로 왕을 의주까지 모셔 선조 37년(1604) 호성공신이 됐고, 1606년에는 양평군(陽平君)에 봉해졌다. 1608년 선조가 승하하자 치료를 소홀히 했다는 죄로 파직, 유배를 당했다가 광해군 원년(1609)에 다시 복직됐다. 광해군 2년(1610)에는 16년간의 연구 끝에 25권의 방대한 의학서인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완성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청나라 등지에서도 간행 보급돼 조선의학 내지 동양의학의 성전이 됐다. 광해군 7년(1615)에 사망한 후 관직 최고의 영예인 보국숭록대부에 올랐다. 그의 저서로는 '동의보감', '언해구급방', '언해두창집요' 등이 전한다.


그의 묘는 1991년 재미 고문헌 연구가 이양재씨 등이 '양천허씨족보(陽川許氏族譜)'에 기록된 `하포리엄동손좌쌍분(下浦里嚴洞巽坐雙墳)’이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군부대의 협조하에 1991년 9월 30일에 발견했다. 발견 당시 봉분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돼 있었고, 그 주위에는 묘비나 문인석 등이 흩어져 있었다.

묘비는 두 쪽으로 잘라져 있었지만 비문 가운데 남겨진 ‘陽平□ □聖功臣 □浚’란 글자를 통해 ‘양평군’, ‘호성공신’, ‘허준’을 확인했고, 전술한 족보의 내용과 일치를 통해 허준의 묘역임이 확인됐다. 그의 묘 오른쪽은 부인인 안동 김씨의 묘가, 뒤쪽에는 허준 어머니의 묘로 추정되는 묘가 있다. 허준선생 묘는 현재 도기념물로 지정돼 새로이 단장됐다.



오늘을 사는 시점에서 1539년 허준 선생의 탄생 시점을 계산해 보면 483년으로, 거의 500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하지만 이 기록마저도 1537년인 지 1539년인지 명확한 기록을 알 수 없다. 


신분제도가 있던 조선시대에 서자로 태어났기에 허준에의 기록은 그의 집안 족보에서마저 불분명하다.


‘어의로서의 삶’을 살다 가셨지만 서자라는 신분이 갖는 벽을 가졌던 허준 선생은 누구보다 가난한 백성의 삶을 이해했기에 역병과 공중보건, 그리고 면역과 예방의학, 양생법이라는 모두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동의보감에 기록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죽어 여기 파주 민통선에 잠든 체 역사가 앓고 있는 분단의 아픔을 진맥하고 있는 듯 북향의 묘에서 지그시 당신 태어나고 자란 장단 벌판 양천허씨의 본향이 있는 저기 DMZ 너머 북녘 하늘을 바라고 계신 것은 아니었을까.


또 파주시가 주관하는 문화제가 아님에도 기꺼이 자원봉사자의 조끼를 입고 봉사의 마음으로 문화제의 원활한 진행에 최선을 다해 준 파주시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의 헌신 또한 훈훈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 문화제를 주최 주관한 (재) 허준문화진흥재단의 이사장 허평환 이사장은 물론이고 지자체장으로서 허준 한방의료관광 클로스터사업이라는 숙원 사업에 초석을 다져 놓은 최종환 파주시장과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가진 박정 국회의원, 그리고 해당 지역구가 아님에도 자리를 찾은 윤후덕 국회의원 집안의 큰 조상인 허준 선생에의 이번 문화제를 빛내주기 위해 참석한 양천허씨대종회의 허찬 회장, 대한 노인회 파주시지회장 김윤재 회장, 조인연 파주시의회 부의장과 최유각 이성철 의원, 경기도의회의 이진 의원, 민통선 마을인 해마루촌의 홍정식 이장과 오늘의 허준묘를 있게 한 조봉연 초대 이장, 전 이장 김경숙, 4호의 강정숙 주민 외에 수많은 파주의 인사들과 박태철 화조그룹 네오맥스바이오 총괄 대표, 진창범 한국유통산업 진흥회이사장, 홍귀표 한국장애인농축산기술협회장 등 허준 선양 사업이 갖는 전국적인 관심을 대표하듯 파주 지역 외의 여러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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