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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원 24] 배숙의 학덕 기리기 위해 건립한 ‘미강서원[美岡書院]’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8-01 21:22:39
  • 수정 2022-08-01 2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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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미강서원은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신대리에 있는 조선 후기의 서원이다. 


미강서원(美岡書院)은 매곡(梅谷) 배숙(裵璹)[1516~1589]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배숙은 본관이 성산(星山)이고, 성주 금원리(琴院里)에서 태어났고, 이언적(李彦迪)의 문인이다. 




1546년(명종 원년)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해 성균관 유생으로 있을 때 문정왕후(文定王后)의 총애를 받던 보우(普雨)를 비판한 ‘척요승보우소(斥妖僧普雨疏)’를 올렸다. 1564년(명종 19) 승평교수(昇平敎授)로 부임하면서부터 순천에 거주했다. 


배숙은 정소(鄭沼), 허엄(許淹), 정사익(鄭思翊)과 함께 ‘승평사은(昇平四隱)’이라 불린다. 배숙의 호 ‘매곡(梅谷)’에서 보듯이 배숙은 매화를 좋아해 순천부 동쪽 10리[약 4㎞]쯤에 매곡초당을 짓고 뜰에 매화나무를 심었다. 현재 순천시 매곡동의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한다. 




배숙은 매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연물을 관상하면서 노닐길 좋아했다. 배숙은 매곡초당에 기거하면서 이른 봄 매화나무에 내리는 비[早春梅雨], 한여름 소나무에 부는 바람[盛夏松風], 초가을 오동나무를 비추는 달[新秋梧月], 한겨울 대나무에 내린 눈[隆冬竹雪] 등을 즐겼다. 또한, 배숙은 성리학자로서 태극설(太極說), 동정음(動靜吟), 질욕(窒慾), 도리음(道理吟) 등을 읊으면서 삶의 의미를 관조했다. 배숙이 남긴 저서로는 ‘매곡집’이 있다.




미강서원은 순천시 해룡면 해광로 175[신대리 2140]에 있다. 옥녀봉 동쪽 기슭에 동남향으로 자리하고, 앞쪽에 해광로와 매안교차로가 있다.


미강서원은 처음에 순천 어디에 건립했는지 정확한 기록을 찾을 수 없고, 1868년(고종 5)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됐다. 순천 유림의 논의로 1974년 순천시 해룡면 신대리 1317에 건립했으나, 2007년 경제자유구역 신대배후단지 조성 계획 때문에 철거되고, 2012년 현 위치인 순천시 해룡면 해광로 175[신대리 2140] 2993평[약 9,894㎡]에 준공했다.



미강서원은 전저후고(前低後高)[앞이 낮고 뒤가 높음], 전당후사[앞에는 건물 뒤에는 사당]의 형태를 하고 있다. 미강서원 입구에서 돌계단을 올라 척강문[외문]을 지나면 ‘미강서원’이라는 현판이 달린 강당이 자리한다. 강당을 돌아 내삼문을 지나면 배숙을 배향하는 명덕사(明德祠)가 있고, 명덕사 왼쪽에 배숙의 묘가 있다.



미강서원은 경주배씨[이전 성산배씨] 매곡공파에서 관리하고 있다. 매년 음력 2월 초하루에 분향하고, 음력 2월 19일에 배향한다.


미강서원은 1868년 서원철폐령과 2007년 경제자유구역 신대배후단지 조성 계획에 의한 두 차례 철거에도 다시 현 위치에 재건됨으로써 산수에 노닐면서 도의를 추구했던 배숙의 인문정신을 음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사적 의의가 있다./사진출처-두산백과, 윤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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