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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사찰 18] 선교율, 차(茶)와 범패의 근본도량 ‘쌍계총림 쌍계사’(1)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2-09-20 22:03:25
  • 수정 2024-04-02 03: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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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화개에서 쌍계사(雙溪寺)로 가는 약 5㎞ 도로변에 늘어선 벚꽃나무들은 ‘벚꽃터널’을 이루어 상춘객을 끌어모을 뿐만 아니라 계곡과 어우러진 모습이 사시사철 아름다워 언제 찾아도 지루하지 않다.


이 길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 화개 면장을 지낸 김진호 씨가 쌍계사 가는 소롯길을 넓히면서 벚꽃 묘목을 일본에서 구입해다가 심은 데서부터 비롯됐다. 한때 말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쌍계사와 함께 화개를 대표하는 명소가 됐다.



쌍계사(雙磎寺)는 신라 성덕왕 21년(722년) 대비(大悲), 삼법(三法) 두 화상께서 선종(禪宗)의 六祖이신 혜능스님의 정상을 모시고 귀국, "지리산 설리갈화처(雪裏葛花處 : 눈쌓인 계곡 칡꽃이 피어있는 곳)에 봉안하라"는 꿈의 계시를 받고 호랑이의 인도로 이 곳을 찾아 절을 지은 것이 유래가 됐다.그 뒤 문성왕 2년(840년) 중국에서 선종의 법맥을 이어 귀국하신 혜소 진감(眞鑑)선사께서 퇴락한 삼법스님의 절터에 옥천사(玉泉寺)라는 대가람을 중창하시어 선의 가르침과 범패(梵唄)를 널리 보급, 후에 나라에서 ‘쌍계사’라는 사명을 내렸다. 


그간에 벽암, 백암, 법훈, 만허, 용담, 고산스님의 중창을 거쳐 오늘에 이르는 동안 고색창연한 자태와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쌍계사는 국보 1점(진감국사 대공탑비-국보47호), 보물 6점(대웅전-보물 500호, 쌍계사 부도-보물 380호, 팔상전 영산회상도-보물 925호,대웅전 삼세불탱-보물 1364호, 팔상전 팔상탱-보물 1365호, 대웅전 목조 삼세불좌상 및 사보살입상-보물 1378호)의 국가지정 문화재와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청학루, 마애불, 명부전, 나한전, 적묵당, 설선당, 육조정상탑전, 팔상전,쌍계사 범종, 사천왕상, 신중탱, 감로탱, 아미타후불탱, 불경책판 등의 22점의 지방지정 문화재, 총 29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고, 칠불암, 국사암, 불일암, 도원암 등의 암자가 있고, 조계종 25개 본사중 제13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쌍계사는 여러 문화재외에도 차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쌍계사 입구 차시배지에는 '차시배추원비(茶始培追遠碑)' ‘해동다성진감선사추앙비' '차시배지(茶始培地)' 기념비가 있다. 차는 신라 선덕여왕때 당나라에서 처음 들여왔는데 흥덕왕 3년(828년) 김대렴(金大簾)이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줄기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김대렴이 차를 심은 이후 진감선사가 쌍계사와 화개 부근에 차밭을 조성, 보급했다고 한다. 쌍계사는 도의국사와 동시대에 활약한 진감선사가육조혜능선사의 남종 돈오선을 신라에 최초로 전법한 도량이자 차의 발상지이며 해동범패의 연원이다. 그러므로 쌍계사는 선(禪), 다(茶), 음(音)의 성지로 일컬어진다. 


현재 혜능대사의 정상이 모셔진 금당(金堂)에 금당선원이 있어 눈푸른 납자들의 정진이 이어지고 있고 전통강원(傳統講院)과 금강계단(金剛戒壇)이 설치됐다. 



쌍계사 매표소 바로 앞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은 절의 좌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두 갈래의 물이 만나 합쳐진 것으로, 절이름이 쌍계(雙溪)인 연유를 짐작하게 한다.


이 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면 길목 좌우에 큰 바위 두 개와 나무장승 두 기가 문과 문지기처럼 버티고 서 있는데, 바위 양쪽에는 각각 쌍계(雙溪)와 석문(石門)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고운 최치원이 지팡이 끝으로 쓴 글씨라고 전한다.


나무를 뿌리째 뽑아 거꾸로 세워서 만든 장승이 문지기처럼 절 입구에 서 있다. 장승 뒤 큰 바위에 새겨진 ‘쌍계’라는 글씨는 최치원의 지팡이 끝으로 썼다고 전한다. 건너편에도 장승과 바위에 ‘석문’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나무장승은 옛 장승을 본떠 최근에 만들어놓은 것이라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하지만, 옛 장승은 약 13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전남 순천 선암사나 경남 함양 벽송사 앞 장승과 함께 사찰 나무장승 중에서는 가장 우수한 것으로 꼽혀왔다. 옛 장승은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장승을 지나 일주문으로 가는 길목에는 새로 만든 거대한 석등 한 쌍이 세워져 있다. 경내 곳곳에서도 근래에 세운 거대한 석등을 목격할 수 있다. 솜씨도 그렇지만, 그 수도 지나치게 많아 고찰의 고즈넉함을 깨뜨린다./다음 호에 계속-사진 : 윤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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