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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 구석 123] 항일 예술의 불꽃 '심훈'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2-11-26 15:08:10
  • 수정 2024-04-10 10: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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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심훈(1901-1936)은 소설가.시인. 영화인으로 농민계몽문학에서 이후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본격적인 농민문학의 장을 여는 데 크게 공헌한 작가로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대표작은 소설 ‘상록수’ ‘영원의 미소’,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소설 '탈춤' 등이 있다.


본명은 심대섭(沈大燮). 본관은 청송(靑松). 호는 해풍(海風). 아명은 삼준 또는 삼보. 서울 출생. 아버지 심상정(沈相珽)의 3남 1녀 중 3남이다.


1915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고, 1917년 왕족인 이해영(李海暎)과 혼인했다. 1919년 3.1운동에 가담해 투옥, 퇴학당했다. 1920년 중국으로 망명해 1921년 항저우 치장대학에 입학했다.


1923년 귀국해 연극.영화.소설집필 등에 몰두했다. 처음에는 특히 영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1924년 이해영과 이혼했고 같은 해 동아일보사에 입사했다. 1925년 조일제 번안의 ‘장한몽’이 영화화될 때 이수일 역으로 출연했고, 1926년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소설 ‘탈춤’을 ‘동아일보’에 연재했다.


심훈 생가터(흑석동 성당)이후 선생은 1927년 봄 일본으로 건너가 영화를 공부했고, 귀국한 뒤에는 ‘먼동이 틀 때’라는 영화를 각색.감독해 같은 해 10월 26일 단성사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 22일 제1차 조선공산당 사건으로 체포됐던 경성고보 동창생 박헌영이 병 보석으로 출옥하자 그를 만났다. 이때 선생은 일제의 고문과 병으로 형편없이 변해버린 박헌영의 몰골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 그해 일제에 대한 분노를 '박군의 얼굴'이라는 시에 담았다.



1927년 12월 2일 작성된 이 시에서는 박헌영을 매개로 표현된 친구에 대한 선생의 지극한 사랑과 일제에 대한 강렬한 투쟁의식이 담겨있다. 비록 여건상 실제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투쟁의식은 선생의 일생을 관류하고 있다. 그 뒤 1928년 조선일보사에 다시 입사했고, 1930년 안정옥과 재혼했다. 


심훈 문학비(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심훈 선생의 대표적인 시로 선생이 1932년 시집 발행을 위해 조선총독부의 검열을 받은 원고 가운데 하나이다. 일제는 비위에 거슬리는 내용을 빨간색으로 표시했고, ‘삭제’ 도장을 찍어 출판 허가를 하지 않았다.


심훈 문학비(첫눈)

이후 선생은 1931년 조선일보를 사직하고 경성방송국 문예담당으로 잠시 들어갔다가 사상문제로 곧 그만뒀다. 이후 1932년 고향인 충청남도 당진으로 낙향해 집필에 전념하다가 이듬해 상경해 조선중앙일보사에 입사했으나 다시 낙향했다. 1936년 장티푸스로 사망했다.


심훈 문학비(기적)영화 '먼동이 틀 때'가 성공한 이후 그의 관심은 소설 쪽으로 기울었다. 1930년 ‘조선일보’에 장편 ‘동방(東方)의 애인(愛人)’을 연재하다가 검열에 걸려 중단당했고, 이어 같은 신문에 ‘불사조(不死鳥)’를 연재하다가 다시 중단당했다. 같은 해 시 ‘그날이 오면’을 발표했는데 1932년 향리에서 시집 ‘그날이 오면’을 출간하려다 검열로 인해 무산됐다(이는 1949년 유고집으로 출간됐다.)


심훈 문학비(밤)

1933년 장편 ‘영원(永遠)의 미소(微笑)’를 ‘조선중앙일보(朝鮮中央日報)’에 연재했고, 단편 ‘황공(黃公)의 최후(最後)’를 탈고했다(발표는 1936년 1월 신동아). 1934년 장편 ‘직녀성(織女星)’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고 1935년 장편 ‘상록수(常綠樹)’가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장편소설 특별공모에 당선, 연재됐다.


'그날이 오면'. 심훈 선생의 대표적인 시로 선생이 1932년 시집 발행을 위해 조선총독부의 검열을 받은 원고 가운데 하나이다. 일제는 비위에 거슬리는 내용을 빨간색으로 표시하였고, '삭제' 도장을 찍어 출판 허가를 하지 않았다.

‘동방의 애인’ ‘불사조’ 등 두 번에 걸친 연재 중단 사건과 애국시 ‘그날이 오면’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작품에는 강한 민족의식이 담겨있다. ‘영원의 미소’에는 가난한 인텔리의 계급적 저항의식, 식민지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정신, 그리고 귀농 의지가 잘 그려져 있고 대표작 ‘상록수’에서는 젊은이들의 희생적인 농촌사업을 통해 강한 휴머니즘과 저항 의식을 고취시킨다.


3.1만세운동으로 피체돼 재판을 받은 심훈 선생의 판결문(1919.11.06, 경성지방법원)

행동적이고 저항적인 지성인이었던 그의 작품들에는 민족주의와 계급적 저항 의식 및 휴머니즘이 기본정신으로 관류하고 있다. 특히, 농민계몽문학에서 이후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본격적인 농민문학의 장을 여는 데 크게 공헌한 작가이다./사진-박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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