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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해하기 7] 바벨탑(창세기 11장 1~9절)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3-01-18 11: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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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e Doré - The Tower of Babel[우성훈 기자] 과거에 인류는 언어가 같고 한 곳에 모여 살았다. 그러다 그들은 동쪽으로 무리를 옮겨 시날 평원이란 곳에 자리해 살게 되지만 그곳에서 인류는 하늘 높이 솟은 탑을 쌓고 그 탑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놓으면 자신들이 흩어져 약해지지 않으며 자신들의 존재가 드높아지리라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늘을 향해 그들의 허황된 탑을 쌓아 올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하나님께서 이들이 세우는 탑을 보시려고 인류가 사는 성읍으로 내려오신다. 그리고 이들을 보시면서 이들의 무리가 하나이고 또 언어가 같기에 이러한 일이 생겨났고 이를 그치지 않을 것이라 보시어 그들을 온 지면에 흩어놓으시고 하나였던 그들의 언어 또한 여럿으로 혼잡하게 하신다. 그리하여 인류는 세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각 방언과 언어로 각 지역에 흩어져 살게 된다. 하나님께서 헛된 생각에 사로잡혀 허황된 탑을 세우던 인류를 흩어 놓는다.


바벨탑은 인간의 잘못된 생각을 상징한다. 그들을 지켜주지도, 그들을 위대하게 만들어 주지도 않는 건축물에 불과한 탑을 그들은 마치 미신이나 우상처럼 탑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맹목적으로 그들의 오만의 탑을 쌓아 올린다. 그러나 인류의 진정한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인류의 진정한 문제는 한 곳에 그들이 모여 살면서 하나의 단일 언어만을 사용하는 폐쇄성과 획일성이 그 당시 인류의 진정한 문제점이었다. 그들은 오직 시날 평원뿐이라는 같은 환경과 단일어라는 같은 정신을 공유하면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인류에겐 다른 환경에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타인도 그들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볼 객관적인 사고도 지니고 있지 못해 그들은 헛짓거리하는 잘못된 생각에 매여있으면서도 그 상태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선 인류의 이런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인류가 정신적, 환경적, 지역적으로 다양한 환경과 생활상을 가질 수 있도록 인류의 말과 지역을 갈라놓는다. 하나님께선 인류를 흩어놓아 언어를 다양하게 하고 환경을 다양하게 해 다른 환경에서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지고 다양한 정신세계와 가치관을 키워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으신 것이다. 따라서 창세기에 있었던 바벨탑 사건의 진상은 헛된 죄를 쌓고 있던 오만한 인간에 대한 심판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류의 진정한 문제점이었던 인류의 획일성과 편협함을 타파해 그들에게 다양성과 지역성 즉 개별성을 부여하신 사건이었다.


이 바벨탑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각 나라와 지방으로 흩어져 사상과 다양한 문화와 생활양식을 키워나가게 된다. 비록 이런 다양성이 서로 간의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켜 전쟁이나 인종 차별 같은 극심한 차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결국, 이 다양성은 인류가 서로의 생각과 생활방식을 나눠 다양한 문화와 생각이 공존하는 더 풍요롭고 성숙한 존재가 되는 기반이 된다. 즉 바벨탑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나 혼자만의 생각과 방식으로는 절대 알지 못했던 모습을 받아들여 더 가치 있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정말 주시고 싶으신 것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것만을, 나의 것만을 옳다고 여기는 미숙과 오만에서 벗어나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환경에서 자란 존재를 인정해 이전의 나만의 모습으로는 절대 알지 못했던 더 성숙한 존재로 성장하는 것, 하나님께서 바벨탑에서 그들을 갈라놓으신 사건으로 인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주시고 싶으셨던 것은 우리를 약하게 함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함도 아닌 나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그 생활 방식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예수님을 나의 가장 중요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겸손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르심 또 우리를 흩으심은 우리를 더 성숙한 존재로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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