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행동하는 양심’ 故 오에 겐자부로 작가 추모 물결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3-14 21:23:37

기사수정

[이승준 기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도 출판계를 중심으로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은 14일 오에 겐자부로 작가 추모 페이지를 열고, 고인이 걸어온 길과 국내에 번역 출간된 ‘만엔 원년의 풋볼’과 ‘개인적인 체험’ 등 대표작을 소개했다.


교보문고는 “작가는 꾸준하게 전후 일본 사회의 불안한 상황과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판 의식을 작품에 담아냈다”면서, “솔제니친과 김지하의 석방 운동에 적극 참여해 실천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애도했다.


알라딘은 “제 인생은 책으로 인해 향방이 정해졌음을, 인생의 끝자락에서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라는 작가가 생전에 남긴 말을 소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고인과 인연을 맺은 출판사와 독자들의 애도 글이 이어졌다.


오에의 단편선을 출간한 현대문학은 페이스북에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윤리적 자세를 끊임없이 자문해 온 망명자,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인류 구원과 공생을 역설하는 세계적 작가, 오에 겐자부로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1957년 등단해 전후 일본 문학계를 이끈 오에 겐자부로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 평화와 공존을 다룬 작가이자 일본 사회와 국제 문제에 날카로운 목소리를 낸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1994년 일본 작가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일왕제와 군국주의를 비판해온 작가는 1994년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는 권위와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일왕의 문화훈장을 거부해 주목받았다.


반핵과 반전을 주장했고, 솔제니친의 석방 요구와 김지하 시인 탄압에 항의하는 단식 투쟁, 2004년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하는 내용이 담긴 일본 평화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는 ‘9조의 모임’에도 참여했다.


한일 역사 문제에 있어서도 소신을 견지했다. 2015년 한국을 방문해 “일본은 막대한 범죄를 한국에 저질렀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충분히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한국의 전통사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조선왕릉 이어보기더보기
 한국의 서원더보기
 전시더보기
 한국의 향교더보기
 궁궐이야기더보기
 문화재단소식더보기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