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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성군'의 고민과 고뇌...뮤지컬 무대가 된 경복궁 근정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5-01 08: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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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경복궁 근정전/사진=한국문화재재단 제공[이승준 기자] 붉은색 바탕에 가슴과 등, 양쪽 어깨 부위에 용의 무늬를 금색으로 수놓은 '곤룡포'를 입은 남성이 한 걸음씩 내디뎠다.


조선의 제4대 왕이자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의 등장이었다.


경복궁의 중심인 근정전이 '위대한 성군' 세종의 삶을 보여주는 뮤지컬 무대로 변신했다.


신하들이 임금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거나 국가 의식을 거행하는 등 국가의 중요 행사가 열리던 근정전 일대에서 뮤지컬과 같은 대중 공연이 펼쳐진 건 1954년 경복궁 개방 이후 처음이다.


현재 국보로 지정된 중요 문화유산인 만큼 공연 진행은 물론,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경복궁 월대 위에는 뮤지컬 공연에서 쓰던 어좌를 뒀고, 아래에는 너비 11m, 폭 7∼8m 크기의 임시 무대를 설치했다.


관련 지침에 따라 바닥 돌과 품계석에 영향이 없도록 최소한으로 작업했다.


관람석은 왕이 다니던 어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플라스틱 의자를 배치했다.


맹태영 궁중문화축전 기술감독은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면서, "공연을 위한 짐 반입부터 바닥 돌 하나하나까지 정확히 범위와 규모를 확인하고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비가 그친 뒤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한 날씨에도 관람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700석 규모의 관람석은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빼곡히 찼았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근정전 건물이 다양한 색으로 빛나자 관람석에서는 연신 '와'하는 함성이 나왔다.


배우들은 2단으로 된 근정전 월대 이곳저곳을 거닐면서 마치 조선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 열창했다.


근정전 일대는 다음 달 패션쇼 런웨이로 또 한 번 변신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오는 5월 16일 근정전 앞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 계획이다.


근정전 일대에서 패션 브랜드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복궁의 진정한 매력을 전 세계인들이 알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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