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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출판물 대출금지.폐기 요구는 기본권 침해”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7-28 04: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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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최근 일부 단체가 충북 지역 도서관 등에 성교육과 성평등에 관한 도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도서들이 유해하다며 열람 제한과 폐기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한 데 대해 출판계가 헌법상 기본권 침해라며 비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도서들은 도서관의 전문 인력인 사서들에 의해 선정, 관리되고 있으며,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없이 전국의 도서관에서 대출되고 있는 도서로서 사회적 공동의 가치와 유익을 훼손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도서관과 사서는 '도서관인 윤리선언'에 기반해 개인의 사상과 편견을 배제하고 공공의 유익을 위해 도서를 선정한다"면서, "해당 도서들을 유해도서라 명하고 접근을 제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도서관과 사서에게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협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출판의 자유는 개인의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하고 전파하여 국민주권과 행복권을 보장하는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1998년 4월 30일, 특정 출판물이 유해하다는 주장만으로 표현에 대한 제한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시했으며, 우리 사회의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고 국가의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협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나라는 2014년에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사회문화적 특성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범부처적으로 문화적 권리 보호와 차별시정, 인식제고 등을 위한 정책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특정 분야의 도서를 제한한다는 것은 문화다양성을 저해하고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협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실현은 개인에 대한 존엄과 권리,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사회적 차별과 배제를 야기하는 낙인과 검열을 중단하고 성숙한 민주사회로의 한 걸음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출판인회의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이 "국민에 대한 자유로운 도서 제공의 의무와 권한을 가진 도서관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저작자의 권리를 훼손할 수 있는 무분별한 도서 열람 제한 및 폐기 처분 민원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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