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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95] 극단 난희, 김명화 작/연출의 '목련아래의 디오니소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11-02 16: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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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꿈빛극장에서 극단 난희의 김명화 작 연출의 <목련아래의 디오니소스>를 관극했다.


김명화는 1966년 김천에서 태어났다. 1984년 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에 입학, 교내 연극반에서 활동한 것을 계기로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극학을 공부했다. 1994년 월간 ≪객석≫ 예음상 비평 부문에 입선, 연극평론가로 먼저 등단했고 1997년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로 삼성문예상 희곡상을 수상, 극작가로 등단했다. 2000년 김상열연극상, 2002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대산문학상 희곡상, 2003년 아사히신문 공연예술대상, 2004년 문화관광부 오늘의젊은예술가상, 2007년 제10회 여석기연극평론가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 <침향>으로 제1회 차범석희곡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꿈>,<냄비>,<카페 신파> 등이 있고 2017년 극단 난희ㅣ를 창단한 미모의 여류작가 겸 연출가이자 극단 대표다.


무대는 디오니소스라는 이름의 카페다. 차와 술을 판매하고 카페 떼아뜨르 같이 소극장을 겸한다. 여주인은 작가, 남성 동업자는 배우, 여기에 한강대교에서 자살을 하려던 신사, 배우의 연상의 연인, 그리고 배우의 길러준 아버지가 등장해 음주를 하며 연극을 이끌어가고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와 연관된 각자 신 역할을 한다.


디오니소스(Dionysos, Dionysus) 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포도주와 풍요, 포도나무, 광기, 다산, 황홀경, 연극의 신이며, 죽음의 신과 재생의 신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제우스의 내연녀인 세멜레의 아들이고 제우스는 아이의 이름을 '디오니소스'라 짓는다. 디오니소스는 술의 신 즉 주신(酒神)이자 연극의 신으로 통칭된다.


주선으로는 이백(李白), 백거이(白居易), 두보(杜甫) 도연명(陶淵明)을 지칭한다. 4인은 술시의 명작을 남겼다. 이백(李白)의 술시 독작(獨酌)을 소개한다.


天若不愛酒(천야불애주) 하늘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주성이 하늘에 있지 않을 거고,

地若不愛酒(지약부애주) 땅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땅에 주천이 없었을 거야.

天地旣愛酒(천지기애주) 하늘과 땅도 술을 사랑했으니

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내가 술 사랑하는 건 부끄러울 게 없지.

已聞淸比聖(이문청비성) 옛말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復道濁如賢(부도탁여현)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였네.

賢聖旣已飮(현성기이음) 현인과 성인을 이미 들이켰으니

何必求神仙(하필구신선) 굳이 신선을 찾을 거 없지.

三杯通大道(삼배통대도) 석 잔이면 대도에 통할 수 있고

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되는 거라.

但得酒中趣(단득주중취) 술 마시는 즐거움 홀로 지닐 뿐

勿爲醒者傳(물위성자전) 깨어 있는 자들에게 전할 거 없네.


연극에서는 여주인이 작가 지망생이고 노트북에 작품을 쓰며 해설을 겸한다. 동업남성은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자살을 하려던 신사가 등장해 독한 술을 청하고, 초상집에서 곧바로 배우청년을 찾아 온 연상의 여인이 등장해 역시 음주를 하고, 배우를 기른 아버지가 등장해 역시 음주를 하며 10분짜리 공연을 관람을 하게 되고, 작은 소동 끝에 공연이 중단되면서, 등장인물 하나 하나이 삶이 소개가 되면서 감춰두었던 상처가 드러난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다가 상처가 커지기도 하지만, 결국 디오니소스의 힘, 아니 술의 힘으로 저마다의 상처는 공동의 상처가 되고, 결국 혼연일체가 된 듯 치유하는 마음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모두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박상종이 배우청년을 길러준 아버지, 서태성이 배우청년, 서 진이 배우청년의 연상의 연인, 서정식이 자살하려던 신사, 노준영이 작가로 등장해 각자 성격창출은 물론 감정설정과 연기력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해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터그 임승태, 컴퍼니 매니저 강한민, 프로듀서 구한민, 코디네이터 손신형, 기술감독 박혜선, 무대디자인 이윤수, 조명디자인 정태민, 의상디자인 강기정, 분장디자인 이동민, 소품디자인 장경숙, 음악감독 김은정, 움직임지도 고재경, 사운드디자인 목 소, 그래픽디자인 김 솔,사진 최근우, 기획보조 한 솔, 조연출 하용범 이종건, 무대제작 에스테이지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난희의 김명화 작 연출의 <목련아래의 디오니소스>를 그리스를 위시한 유럽에서의 공연을 권장할만한 창아기발(創雅奇拔)한 음주연극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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