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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화랑 판화전 ‘해학의 풍경’ 개최...목판에 새긴 하회탈의 미학
  • 민병훈 기자
  • 등록 2019-07-12 16: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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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탈은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다. 하회별신굿은 이 탈을 쓰고 양반의 위선을 조롱하고, 백성의 신세를 한탄했다. 탈은 그저 사람의 표정을 감추는 수단일 뿐, 웃는 얼굴 속에 비수가 숨어 있다. 이게 바로 한국적 해학으로 가장 우스꽝스러운 방법으로 사회 부조리를 풍자해왔다.

박재갑 목판화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 중 파계승 마당’

[민병훈 기자] 안동 하회탈은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다. 하회별신굿은 이 탈을 쓰고 양반의 위선을 조롱하고, 백성의 신세를 한탄했다. 탈은 그저 사람의 표정을 감추는 수단일 뿐, 웃는 얼굴 속에 비수가 숨어 있다. 이게 바로 한국적 해학으로 가장 우스꽝스러운 방법으로 사회 부조리를 풍자해왔다. 


칼로 목판에 하회탈을 새긴 현대 판화전 ‘해학의 풍경’이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김상구, 김희진, 민경아, 박재갑, 이언정, 정승원, 홍승혜 등 작가 7명이 한국 풍경을 해학적으로 재해석했다. 


국립암센터장을 역임한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는 수술칼 대신 조각칼을 들었다. 2011년 홍익대 평생교육원에 진학해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현재 판화.펜화 작업으로 작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회탈을 통해 한국의 뿌리를 탐색한 목판화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 중 파계승 마당’을 선보인다. 


김상구 작가는 1960년대 판화에 입문해 50여 년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회탈과 한국 전통 건축물 단면을 간결하고 탄력적으로 구성해 조형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번 전시에서도 한옥과 탑, 하회탈 특징을 압축한 목판화를 걸었다. 


김희진은 마치 축제 속에 있는 불특정 사람들의 흔적을 반구상으로 표현한 목판화 ‘Unlivable place(살 수 없는 장소)’를 펼쳤다. 민경아는 탈과 피노키오를 접목시켜 진실과 거짓, 솔직과 위선 등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정승원은 다양한 하회탈의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신명을 담았다. 홍승혜는 하회탈 색깔을 따뜻하고 추상으로 표현하고, 이언정은 직설적인 선으로 복잡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전통 도시의 시공간을 새겼다.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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