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카자흐스탄이 1992년 수교한 지 올해가 30주년이 됐다.
멀고 광활한 땅, 유목민의 나라인 카자흐스탄에서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유관순한복, 무궁화한복, 조선시대 왕비의 복식, 태극기한복 패션쇼를 진행했다. 음악회 진행시 우리나라의 한복을 소개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9위의 큰 면적을 갖고 있다. 수도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누르술탄(Nur-Sultan)이다. 주요 자원은 철광석, 비철금석, 석탄, 석유, 천연가스의 대규모 생산국이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 당한 고려인들이 10만 명 정도 살고 있다. 척박한 땅에서 한인들의 노력으로 집단 농장을 일구면서 살아온 한민족이다. 카자흐스탄에 있는 고려인들은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정직하다‘라고 인정받는다.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가장 놀라웠던 점은 한국인인지 카자흐스탄인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먼 옛날 한 뿌리었나 하는 친밀감이 들었다. 게다가 한국말을 능숙하게 잘하는 카자흐스탄인들이 많아서 국적을 묻기 전까지 정말 아리송했다.
독립군 사령관 홍범도 장군(1868-1943)도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했다. 일본군들이 두려워하는 신출귀몰한 독립투사의 시조였다. 1920년 봉오동 전투, 청산리 대첩에서 일본군에 대항해 큰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에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드디어 대전현충원에 안장되면서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과 카자흐스탄 관객들 앞에서 한복과 고향의 노래를 통해 마음이 하나되는 시간이었다. 한복을 입어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았고, 함께 런웨이를 걸으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한복을 담은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 힘듬은 그냥 사라져버린다. 함께 한 일행들도 한복과 카자흐스탄 의상으로 서로 바꿔 입고, 함께 무대에 올라 양국이 화합되고 친구가 되는 시간이었다. 이런 행사를 통해 고려인들과 카자흐스탄 교민의 삶과 사업에도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
드넓은 광야를 달리다 잠깐 내려보니, 도로변 한 집에 무궁화 꽃이 활짝 피어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무궁화꽃 한복을 즐겨 입고, 직접 찍은 ’무궁화 한반도‘ 사진을 기증하다 보니, 카자흐스탄에 심겨져 있는 무궁화 한 그루에 감동이 몰려왔다. 나라꽃 무궁화를 기억하는 어느 고려인의 나라사랑하는 마음,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심었으리라...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한민족으로서의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고려인들을 보며, 우리나라에서도 좀 더 따뜻하게 서로 많은 관심을 가지며 교류하면 좋겠다.
우리의 문화와 얼이 담긴 고유의 복식 문화유산인 한복의 아름다움을 계속 알릴 예정이다. 지금도 다가오는 9월, 미국 오렌지카운티 ’제38회 아리랑축제와 11월 싱가폴 한복행사 준비하고 있다. 나라사랑, 무궁화사랑, 그리고 한복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