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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의 마지막 난초 그림 ‘불이선란도’ 보물 된다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6-28 15:29:56
  • 수정 2023-12-21 15: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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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난초 그림으로 알려진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金正喜 筆 不二禪蘭圖)’를 비롯해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機張 古佛寺 靈山會上圖)’, ‘파주 보광사 동종(坡州 普光寺 銅鍾)’, ‘불조삼경(佛祖三經)’ 등 유물 4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는 10대 시절부터 난초를 즐겨 그린 김정희(金正喜, 1786~1856)가 난초를 서예의 필법으로 그려야 한다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달준(達夋)이라는 인물에게 그려준 이 작품은 화면 가운데 난초를 옅은 먹으로 그리고, 주변에 그림의 제작 배경과 감상평 등을 담은 제발(題跋)을 네 군데에 썼다. 글씨는 여러 서체를 섞어 썼고, 글자 모양과 크기에 차이가 있다.


19세기 문화사를 상징하는 김정희의 학문과 예술 세계를 종합적으로 대변하는 작품으로 높은 예술적.학술적 의의를 지니고 있으며, 인장을 통해 전승 내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는 그림에 관한 기록인 화기를 통해 1736년(영조 12)에 제작됐음을 알 수 있는 불화이다.


영축산에서 석가모니불이 법화경을 설법하는 순간을 비단 바탕에 색을 칠해 표현한 작품으로, 석가 신앙과 아미타 신앙의 융합을 보여주는 자료로써 조선 후기 불화의 형식과 신앙 변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그림 내용과 화기의 기록이 일치해 18세기 전반 영산회상도 도상 연구의 기준이 되므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파주 보광사 동종’은 종의 제작 배경과 제작자, 재료 등을 기록한 주성기(鑄成記)를 통해 천보(天寶)가 청동 300근을 투입해 1634년(인조 12)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동종이다.


중국 종의 형식에 우리 고유의 미감을 반영하는 조선 전기(15~16세기) 동종의 새로운 양식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종 몸체 아래에 반듯한 해서체로 적은 주성기를 통해 동종의 제작연대와 목적, 봉안 지역과 사찰, 발원자와 후원자, 장인과 재료 등 중요하고 다양한 내력을 분명하게 기록해 사료적.학술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천보(天寶)의 마지막 작품으로 조선 전기에서 후기로의 과도기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공예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조선 후기 동종 제작기법 연구에서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 원래 봉안처를 떠나 옮겨지는 일이 많은 다른 동종들과 달리 최초 봉안처에서 온전히 그 기능을 수행하면서 잘 보전되어 온 점에서 그 역사성도 인정될 수 있어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석왕사 소장 ‘불조삼경’은 원나라 판본을 바탕으로 1361년(공민왕 10) 전주의 원암사(圓嵓寺)에서 번각한 목판본이다.


중국 원나라 고승인 몽산(蒙山) 덕이(德異, 1231~1308)가 석가(釋迦)와 조사(祖師)가 설법(說法)한 세 가지 경전을 결집한 불서(佛書)로, 불교의 교훈적 가르침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불교 경전을 처음 접하는 초학자에게 크게 도움을 주는 경전으로 알려졌다.


‘불조삼경’의 고려시대 판본은 현재 세 종만이 알려졌는데, 이번에 지정 예고된 석왕사 소장 ‘불조삼경’은 이미 보물로 지정된 다른 소장본보다 인쇄와 보존상태 등이 좋아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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