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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릉 인근 백제고분서 '중국 건업인 제작' 글자 벽돌 발견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1-27 21:44:49
  • 수정 2023-12-21 14: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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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이승준 기자] 백제 왕릉과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고분에서 '중국 건업(建業) 사람이 만들었다'는 글자를 새긴 벽돌(전돌)이 나왔다.


건업은 420년부터 589년까지 중국 남쪽에 들어선 남조의 도성이자 난징의 옛 지명으로, 무령왕릉과 왕릉원의 벽돌무덤이 남조 영향을 받아 축조됐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입증하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발굴조사를 진행한 무령왕릉과 왕릉원 29호분의 입구를 폐쇄하는 데 사용한 벽돌을 조사해 반으로 잘린 연꽃무늬 벽돌 옆면에서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라는 글자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이 문구는 '이것을 만든 사람은 건업인이다'로 해석된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건업인 글자를 통해 제작자가 외부인인 중국 남조 난징 출신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고, 벽돌과 무덤 축조에 남조가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29호분 인근 6호분에서 과거에 발견된 또 다른 명문(비석이나 기물에 새긴 글) 벽돌을 주목했다.


이 벽돌에는 '양관와위사의'(梁官瓦爲師矣) 혹은 '양선이위사의'(梁宣以爲師矣)로 판독되는 글자가 있다. 


왕릉원 29호분 내부 모습
 
학계에서는 명문 첫 글자인 양을 남조의 나라 가운데 하나였던 양나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29호분 벽돌에서 남조 수도인 건업 글자가 드러나면서 남조 기술자들이 백제 벽돌무덤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29호분과 6호분 명문 벽돌은 서체와 내용이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추가로 상호 연관성을 검토하려고 한다"면서, "29호분 벽돌의 글자를 3차원 입체 정밀 분석 기법으로도 판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29호분은 지난해 조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이후 처음으로 내부 모습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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