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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삶 그린 '풀'...만화계 오스카 하비상 수상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10-15 00: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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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풀' 영문판 표지/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민병훈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삶을 그린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이 만화계 오스카라고 불리는 '하비상(Harvey Awards)'을 수상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 12일 '풀'이 하비상 최고의 국제도서(Best International Book)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하비상은 미국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Harvey Kurtzman)의 이름에서 따온 상으로, 미국에서 권위 있는 만화상이다.
   
'풀'은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위안부 문제를 피해 여성의 시각으로 그린 만화로,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도 평화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로서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가진 한 여성의 삶이 만화에 담겼다.
   
김 작가는 시상식에서 "'풀'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세계 모든 곳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풀'은 앞서 2016년에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뒤, 현재 영어와 프랑스어, 일본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12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김금숙 작가/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이렇게 세계적으로는 '풀'이 인정받고 있는 한편, 여전히 여러 일본 시민단체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등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작가는 '풀' 수상 이후 이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한일 관계에만 국한되는 특수한 역사가 아니라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여성을 착취하고 유린해온 세계 보편의 역사인 것 같다. 그래서 전 세계 독자들이 '풀'에 호응하는 것 같다"면서, "'풀'이 일본에 출간됐을 때 일본 독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부끄러운 역사일지라도 진실을 밝히고 잘못한 과거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기에 희망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로 떠나 조각가.만화가로 20년 가까이 활동했. 그리고 2011년에 한국에 돌아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지슬',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를 다룬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 등 현대사에서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꾸준히 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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